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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일상/하울의 맛집

[안양/평촌 맛집] 눈과 입이 즐거운 고베 하우스 철판요리

철판 요리는 개인적으로 자주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지만, 한 번쯤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다 안양 평촌역 근처에 철판요리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큰 맘먹고 가게 되었다. 그 식당의 이름은 바로 고베 하우스인데, 100% 예약제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전날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가게 되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176번 길 10(관양동 1605-1)

매일 11:30 ~ 22:00

031-382-0553

고베 하우스는 4층 건물로 이뤄져 있는데, 1층에는 작은 카페와 옆에 주차장이 있어서 차로 가도 매우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2층은 사진 상 오해할 수 있는데 철판 요리 집이 아니고 숯불화로구이집이다. 다음으로 3층이 바로 철판 요릿집이다. 4층에는 루프탑 더뷰 평촌이라는 이탈리안 식당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하면 바로 우측에 입구가 있다.

예약 시간은 오후 7:30이었는데, 30분 정도 일찍 와서 그런지 카운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식당의 규모가 은근히 커서 처음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부 깊숙이 들여다보니 철판 주위로 사람들이 꽤 있었다.

조금 뒤 직원분께서 예약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하셨다. 기다리는 동안 심심할까봐 이 테이블 축구 게임기를 가져다주셨다. 오래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하다 보니 은근히 재미있었다.

시간이 되어서 자리로 안내 받았다. 철판 테이블은 6 인상이고 각 철판 테이블마다 구역이 나눠져 있는데, 다른 손님들과 사적 공간이 나뉘어서 좋았다.

자리에 앉으니 물과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런치 코스는 어차피 해당 사항이 아니어서 바로 넘기긴 했지만, 저렴한 가격이라서 기회가 된다면 평일 중에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오늘 내가 먹은 메뉴는 '고베 코스'이다. 코스 구성 및 순서는 스프, 샐러드, 회 - 계절 야채 구이, 곤약 - 숙주, 마늘, 연어, 관자, 새우구이 - 호주산 안심 스테이크 - 철판볶음밥 - 후식(아이스크림 or 커피)으로 이루어져 있다. 1인당 59,000원으로 꽤나 비싼 가격이지만, 다른 코스 요리는 2배가 넘는 가격의 메뉴도 있어서 뭔가 비싸지 않은 느낌이다. 애초에 예약을 할 때 철판 요리로 했기 때문에 철판 테이블에 앉긴 했지만, 일반 테이블에 화로를 놓고 먹는 화로구이나 스톤을 올려두고 먹는 스톤 메뉴, 회, 초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차를 가져와서 술을 마시지는 못했지만, 분위기며 음식이며 술 한 잔 했으면 좋았겠다.

처음에 자리에 앉아 있을 때부터 세팅되어 있는 소스들이다. 왼쪽부터 춘장, 폰즈 소스, 핫 소스, 겨자 소스, 초장, 간장이다. 용도에 대해 미리 안내하자면 춘장은 곤약, 폰즈 소스는 야채, 핫 소스는 해산물, 겨자 소스는 안심, 초장과 간장은 회를 찍어 먹는다. 다양한 요리만큼이나 그에 맞춰 다양한 소스가 준비되어 있어서 그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애피타이저로 먼저 수프가 나왔다. 평범한 옥수수 크림 수프로 간도 적당해서 굳이 후추나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맛있었다.

곧바로 샐러드도 나왔다. 샐러드 소스 자체도 맛있는데, 특히 저 새빨간 게 맛있다. 뭔가 하니 설탕에 절인 토마토인 것 같다. 입에 넣고 오물오물 맛을 느껴보니 케첩 맛이 느껴졌다.

회도 샐러드와 함께 나왔다. 광어회와 연어회다. 맛은 뭐 그리 특별하진 않고 평범하다. 다만 1인당 1점씩이다 보니 양이 너무 아쉬웠다. 먹을 거면 제대로 먹고 싶은데 1점씩만 먹고 끝이다 보니 감질났다.

배가 고픈 탓에 애피타이저들을 정말 5분 만에 싹 먹어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철판 테이블 수와 별개로 철판 요리사분들의 수가 한정된 탓에, 다른 테이블 요리가 끝날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철판을 가열하고 요리 재료를 세팅했다지만 무려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10분 정도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예약을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코스요리가 이렇게 중간에 긴 대기 시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철판 요리사분께서 오셨고, 곧바로 곤약, 야채 구이를 해주셨다. 요리사 분께서 야채들을 굽기 전에 요리 도구들로 소리를 내시면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는데, 기다리는 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그래도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냄새는 정말 맛있게 났다.

곤약은 춘장 소스가 짜지 않으므로 듬뿍 찍어 먹어야 한다.

야채인 브로콜리는 폰즈 소스에 찍어 먹었다.

표고버섯과 애호박도 구워주셨는데, 식감도 좋고 향이 너무 좋았다. 맛은 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다.

양파 구이까지 해서 계절 야채 구이가 끝이 났다.

다음으로 관자, 새우, 연어구이 요리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화려한 솜씨로 버터와 소금 등을 곁들이시면서 정말 맛있게 구워주셨다.

관자 구이는 그냥 먹어도 소금 간이 적당히 되어 있어서 너무 맛있다.

새우구이는 구우시면서 날렵한 칼질로 껍질을 벗겨내시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 칼질한 새우 사이로 버터를 녹이셔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연어 스테이크는 말이 필요 없다. 회로 먹든 구워 먹든 참 맛있다.

해산물 구이가 끝나고 안심 구이 시작 전에 숙주를 구워주셨다. 바로 다 먹지 않고 안심 스테이크와 함께 먹으면 더 좋다.

해산물 구이가 끝나고 드디어 하이라이트인 안심 스테이크 구이가 시작되었다. 요리사님의 맛깔난 구이 실력을 동영상으로 남겨 보았다.

손에 불을 붙이셔서 시작하는 화려한 불쇼는 내가 밥을 먹으러 온 것인지 서커스를 보러 온 것인지 헛갈리게 만들 정도였다.

안심 스테이크, 마늘 구이, 새송이 버섯 구이, 새우 머리 납작 구이까지 모두 완성되었다.

안심 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구워달라고 요청드렸는데, 미디엄 레어로 요청드릴 걸 그랬다. 충분히 맛이 있었지만 육즙이 조금 아쉬웠다.

이건 좀 생긴 게 징그럽긴 한데... 아까 굽다가 남은 새우 머리를 납작하게 구운 것이다. 생긴 것과 다르게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입이 떡... 하고 벌어지는 화려한 계란 춤사위다. 이 계란 쇼로 말할 것 같으면 일반 철판 요리사 분들이 10번 중 1번 정도 성공하는 고난도 퍼포먼스라고 한다. 보는 내가 다 심장이 간질간질하면서 지켜보았는데, 박수를 안치려야 안칠 수가 없는 광경이었다.

화려한 계란 쇼로 스크램블 된 계란은 철판 볶음밥의 재료가 되었다. 철판 볶음밥은 각종 야채와 날치알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먹음직스러웠다. 이 볶음밥 역시 그릇을 던지시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면서 마지막 피날레까지 장식하셨다. 하지만 그 맛은 조금 간이 세서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후식인 아이스크림이다. 커피랑 아이스크림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 시간이 늦기도 해서 아이스크림으로 골랐다. 코스요리 마지막인 것 치고는 너무 싸구려 아이스크림이라 아쉬웠다 ㅎㅎ...

 

-글을 마치며-

안양 고베 하우스... 철판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을 가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따로 비교할만한 식당은 없다. 가격대가 비싼 편이라 갈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큰 맘먹고 다녀왔는데 다녀오기를 잘한 것 같다. 식당 하면 그저 입만 즐거운 공간이라고 생각하던 내의 선입견이 정말 깨졌기 때문이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이 음식의 가격에 단순히 식재료값만 들어간 것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퍼포먼스라 할지라도 자주 보면 감흥이 없기 마련이므로, 아주 가끔씩 특별한 날에 가기 좋은 식당인 것 같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평가해 보자면

맛: ★★☆(숙련된 철판구이 실력으로 재료의 식감과 맛을 잘 살린다.)

양: ★☆(코스 요리 특성상 오랜 시간 다양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충분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서비스: (친철한 직원분들과 요리사분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경험을 느끼게 해 준다.)

위생 및 편의: ★☆(위생 관리가 전반적으로 좋고, 주차장이나 카페도 한 건물에 있어서 매우 편하다. 하지만 철판 요리 대기 시간 관리는 아쉽다.)

가격: ☆(솔직히 맛과 양만 따졌을 때 1인당 59,000원보다 싼 가격의 음식으로도 같은 만족감은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음식의 맛과 양뿐만 아니라 화려한 퍼포먼스 같은 서비스가 가격에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나름 이해가 가는 가격이다.)

총 점: 4.0(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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