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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아 부자되자/경제 공부

[경제 상식 3편]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feat.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의 교훈)

지난 1편과 2편에 걸쳐서 금리에 대해 알아보고 금리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까지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금리는 주식 시장만큼이나 부동산 시장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먼저 일반적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자.

1. 금리가 낮을 때

온전히 제 돈을 주고 집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통은 대출을 끼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낮을 경우 은행 이자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주택 구입을 하려고 한다.(수요 증가) 또한 전세를 받고 은행에 돈을 넣어놔도 이자가 낮으므로 전세로 집을 내놓는 사람은 줄어든 게 된다.(공급 감소) 반면 전세 대출 이자가 낮아서 전세로 집을 구하는 사람의 수는 증가하게 된다.(수요 증가) 이렇듯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자체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부동산의 가격이 증가하게 된다.

사실 정부가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경기가 안 좋으니 시중에 돈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부가 바라는 것처럼 행동하지만은 않는다. 불투명한 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기보다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안전한 실물 자산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런 수요 증가는 부동산 시장에 거품(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된 시세)을 야기하게 된다.

2. 금리가 높을 때

 기준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전보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에 대해 망설이기 시작한다.(수요 감소) 또한 전세를 받고 은행에 넣어서 예금 이자를 받는 것이 수익률이 높아지므로 집을 전세로 내놓는 사람들이 증가한다.(공급 증가) 반면 전세 대출 이자가 높아서 전세로 집을 구하는 사람의 수는 감소하게 된다.(수요 감소) 이렇듯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자체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부동산의 가격이 감소하게 된다.

정부가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국가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다. 돈의 유동성을 줄여도 충분히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치밀한 계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안전 자산인 부동산에만 매달리지 않고 위와 같은 이유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런 수요 감소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야기하고 그동안 껴있던 부동산 거품을 없애기도 한다.

추가로 금리의 인상은 '하우스 푸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우스 푸어는 금리가 낮을 때 무리한 대출로 집을 샀다가, 금리가 높아져서 빚더미에 허덕이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런 하우스 푸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며 집을 싼 가격에 팔거나, 다시 집값이 오를 때까지 고통스럽게 존버 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여기까지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거나 높을 때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다른 외부 변수가 없이 금리와 부동산의 관계만 놓고 봤을 때의 이야기이다. 현실은 국내외 경제 상황, 환율, 소비 심리, 인구 변화 등 다양한 외부 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딱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또한 반대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금리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딱 이거다 저거다라고 단정 지어서도 안된다.

그럼 실제 2008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시기, 미국의 사례로 과거에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일단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그래프를 분석해보자. 미국은 2001년부터 2004년 6월 말까지 쭉 금리 인하 정책을 펼쳤고, 1%대의 저금리를 유지해왔다. 그리고 이후 점차적으로 금리를 올려 2007년에는 5.25%라는 고금리 체재까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금리의 영향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었을까? 아래의 미국 주택 가격지수를 보며 알아보자.

2000년대 초반부터 2006년까지 미국의 주택 가격은 끊임없이 상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미국의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금리의 영향이 크다. 미국은 2004년 6월까지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저금리 체재였다. 그리고 이후 시장의 충격을 감안하여 금리를 점차적으로 조금씩 인상하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리가 인상된다고 무조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 금리 인상은 곧 경기 회복을 뜻하므로 일시적으로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금리가 천천히 인상되었기 때문에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는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고,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하며 거품이 많이 끼게 되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금리가 5.25%로 고금리 체재를 계속 유지하자 저금리 때 대출로 집을 샀던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 푸어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자를 버티지 못하고 집을 싼값에 팔아넘기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이 사태가 바로 2008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금리가 낮다고 무리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게 되고, 이는 추후에 금리가 인상되었을 때 거품이 걷히면서 큰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나라가 섣불리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계신용(사채를 제외한 가계 부채)이 매우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는 미국의 기준 금리보다 낮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외국 자본을 잃지 않으면서 많은 투자를 받으려면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가파른 환율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다른 요인들도 함께 이야기해야 하기에 나중에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어쨌거나 결론은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기준 금리를 높여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서브프라인 모기지론 사태처럼 상당한 가계부채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경제 위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역으로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경우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상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금리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기는 하지만 항상 일정하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 인해 금리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현재 우리나라 상황으로 살펴보았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주거 공간 확보를 위해 부동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한다. 그리고 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금리이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금리와 부동산 시장의 관계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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