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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아 부자되자/경제 공부

[경제 상식 5편]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feat. 미국 달러)

이전 글인 경제 상식 4편에서 환율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거기서 모든 나라의 환율의 기준이 되는 화폐가 미국 '달러'이고, 그 이유로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글에서는 기축통화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아보고 어떻게 해서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축통화란?

기축통화(基軸通貨/key currency)의 사전적 정의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이다. 쉽게 말해서 국가와 국가간에 사람들이 거래를 하기 위해 쓰는 공용 화폐를 말하는 것이다.

인류 역사 이래 금이나 은이 그 희소성과 범용성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요 재화로 쓰였고, 그래서 금화나 은화가 기축통화였다. 그러다 대항해시대 이후 18세기부터 2차 세계 대전 전까지는 전 세계에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던 영국의 파운드가 기축통화였다. 그리고 2019년 현재 국제 사회에서 기축통화로 쓰이는 대표적인 화폐가 바로 '미국 달러(USD)'이다. 그럼 도대체 언제, 왜, 어떻게 해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정해진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 기축통화의 조건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은 시대별로 딱 정해진 것은 없지만,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에서 많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점을 추려 보았다.

첫 번째, 화폐의 가치가 보증되어야 한다.

베네수엘라 화폐의 가치/출처: 로이터 통신

사실 모든 종이로 된 화폐는 종이에 불과하다. 화폐를 이루고 있는 종이의 값어치는 휴지 쪼가리보다 못할 수도 있다. 하다. 하지만 국가에서 인정하고 발행하여 그 가치를 보증해주고 있기 때문에, 화폐는 거래 수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물며 국제 공용 화폐로써 기축통화가 되려면, 당연히 그 가치를 보증해줄 강력한 경제력과 힘이 필요하다. 달러(USD)는 미국이라는 경제력, 군사력 모두 세계 최강인 국가가 발행하고 보증하는 화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를 가서 사용하든 그 가치를 미국이라는 나라가 보증해주고 있다.

두번째, 전 세계에서 사용해야 한다.

출처: IMF

아무리 강한 경제력과 힘을 가진 국가가 보증하는 화폐라고 할지라도, 그 화폐를 그 국가에서만 사용한다면 당연 국제 공용 화폐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미국만큼 국력이 강한 중국, 일본, 러시아, EU 등에서 쓰는 화폐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국가들은 첫 번째 조건인 화폐의 가치를 보증할 만큼 강한 국력을 가진 나라들이지만, 그 나라들의 화폐를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강대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달러(USD)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자유무역을 지향하며 금융과 무역 시스템이 매우 개방적이라 누구나 달러만 있으면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세번째, 무역 적자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

사실 유럽 연합(EU)의 유로(EUR) 역시 전 세계 외환 보유액에서 달러 다음으로 20%에 달하는 많은 비중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2의 기축통화로써 머물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쓰도록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필수적으로 무역 과정에서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야 한다. 전 세계의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면서 그 나라들의 물건을 달러로 계속 사주어야만, 기축통화로써의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나라들로부터 무역 갈등을 일으키며 관세를 올리려고 하는 것은 그동안에 누적된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만약 미국의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지면, 전 세계에 뿌려진 달러는 다시 미국으로 회수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축통화의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될 수가 없게 된다. 과연 그의 속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처럼 미국이 기축통화로써의 지위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무역 적자는 절대 해소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지구상에 위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기 때문에 미국의 달러(USD)가 기축통화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엄청난 무역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해 왔으며, 중국은 왜 기축통화의 자리를 탐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미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득 때문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이득은 많지가 않다.

첫째, 외환위기로부터 자유롭다.

우리나라가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이유는 국가 외화 보유 금액이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자국의 달러가 곧 외화로써 기능을 하기 때문에 외환위기를 겪을 수가 없다. 그런데 사실 이건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오는 장점이 아니라, '외환위기 걱정이 없을 만큼 경제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기축통화가 될 수 있었다'가 맞다. 그래서 외환위기로부터 자유롭다는 평을 듣는 유럽 연합(EU)나 일본도 제2,3의 기축통화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둘째, 시뇨리지 효과

시뇨리지 효과란 돈을 찍어내서 물건을 수입할 수 있으니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듣고보면 정말 대단한 효과 같다. 원가가 얼마 되지도 않는 종이로 100달러 지폐만 수백만 장 찍어낸다면 엄청난 이득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중에 달러가 너무 과도히 많아지면, 달러 가치는 당연히 하락하게 되고 물가가 급등하게 된다.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 위기가 오는 것을 피할 만큼 발행하는 달러의 양은 많을 수가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외에도 짜잘한 이점들이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엄청나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경제력, 군사력 부분에서 세계 초강대국 자리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자 부가 가치인 것이다. 중국도 이를 알고 있고,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고 싶다는 건 곧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초강대국 자리를 원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여기까지 기축통화의 의미,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 등을 알아보았다. 우리나라 같이 국제 무역을 하기 위해 달러로 환전이 필수인 국가에선 꼭 알아두어야할 기본 상식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미국이 얼마나 달러를 더 발행하는 지와 같은 통화 정책에 귀를 기울이며, 환율 문제와 연계하여 경제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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